마음은 파란하늘 같은 것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근본 마음은 단 한번도 생(生)하고 멸(滅)한 바가 없고 부서지거나 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영원불변의 존재인 것입니다.
과거,현재,미래 상하의 공간도 텅 비어서 형체가 없는 것입니다. 형체가 없는 텅 빈 공간은 부서지거나 깨어지는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허공은 과거의 허공이나 무한한 세월이 흘러도 조금도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늘 바탕은 텅 빈 공간이라 변함이 없지만 하늘 위로 날아다니는 구름은 온갖 모양을 만들고 끊임없이 갖가지 모양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겉모습이 백 번,천 번,수 만 번을 계속하여도 하늘 바탕은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그냥 허공처럼 여여(茹茹)할 뿐입니다. 세상살이에 좋고 나쁨을 잘 알고 보면 마치 허공에 떠있는 뜬구름 같은 것입니다. 한 마음속 그림자에 불과한 것입니다.
본심(本心)은 구름이 걷힌 파란 하늘과 같은 것입니다. 파란 하늘과 같은 참마음에는 생사도, 미움도, 번뇌도 없습니다. 어린 아이는 사실을 그대로 봅니다. 좋으면 한없이 좋고 슬프면 곧 바로 눈물을 흘리며 엉엉 울어버립니다. 어린이가 가식이나 꾸밈없이 천진하게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이 선정을 닦는 수행자의 마음은 어린 아기처럼 점점 순수해지고 가식이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 고향으로 돌아가서 머문 바 없이 여여하게 머물 수가 있는 것입니다.
-경자년 동안거회향 특별대법회-
[늘 깨어서 자신을 보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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