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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벌과 꿀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3-09 조회수 24335






대추벌과 꿀벌






범어사 산내암자 금강암에서 꿀벌 몇 통을 칠 때의 일입니다

말벌은 형체가 알록달록하고 생김새도 강압적으로 생겼습니다

착하게 꿀을 모아서 살아가는 꿀벌을 잡아먹는 깡패벌인데 벌통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꿀을 물고 들어오는 벌을 잡아서 옆의 나무로 올라가서

꿀벌의 머리를 떼어버리고 꿀을 뺏어먹는 살인적인 녀석입니다





말벌 한 마리가 물어 죽이는 벌의 숫자가 100마리가 넘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꿀통에 일단 꿀을 저장하고 밖으로 나온 꿀벌은 

전혀 말벌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겁도 없이 마음껏 말벌 앞을 지나도 말벌은 건드리지도 않는 것입니다

말벌은 꿀을 물고 들어오는 꿀벌만 공격한다는 사실을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가 있었던 겁니다

우리의 인생살이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재산이 소중하긴 하지만 너무 많으면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언제나 도적이 그 뒤를 따르기 때문인 것입니다

재산이 많다보면 자신을 지키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입니다

잘못하면 사치와 허영에 빠져들어 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파멸의 나락으로 내몰게 됩니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가장 행복했을 때는 가진 것은 없어도 

소박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충실하게 살아가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 큰 부자 분이 범어사에서 회갑연을 하셨습니다

그분 말씀이 나이가 드니 부처님밖에 의지할 곳이 없고 제일 행복할 때는

일년 중 그나마 며칠이라도 어린 시절의 고향집에서 상추를 가꾸고

보리밥에 된장찌개를 끓여 먹으면서 자연과 더불어 쉴 때라고 하시더군요





진짜 행복은 세상 속의 사치에 빠져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시골집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그 분은 알고 계셨습니다





우리의 욕심 욕망은 마음속의 때와 같습니다

욕심 부리고 돈을 벌지만 한 정치가의 말처럼 돈은 

우리의 주머니를 여인숙으로 봅니다

영원히 머무르지 않고 며칠 쉬고는 바로 나가 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돈이 들어 올 때만 행복해 하지 말고 나갈 때도 똑같이 행복해 해야 합니다





'부귀영화가 아지랑이와 같다'는 것을 알면 물질과 욕망에 이끌리지 않는

자연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 정여 스님의 [ 차나한잔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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