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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루에서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1-17 |
조회수 |
23147 |
청하루에서
청하루에서
차를 한잔 우려마시니
그대로 신선이구나
따스한 봄볕에
전설이 녹아 내리더니
차밭골에 차잎이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풋풋한 어린 싹을
한잎 두잎 정성을 들여 따보네
어린 차 잎 따고 또 따서
조심스럽게 덕고 또 덕어서
천지신명님께 빌듯이
비비고 또 비빈다
너무나 연약한 찻잎
덕고 비빌 것도 없네
아가 다루듯 차를 만들어
차 한 잔 마시네
가냘픈 네 향기가
입속에서 내 영혼을 밝히네
너무여린 네 잎의 맑은 정기가
몸과 마음에 은은히 젖어온다
반백 년 엮은 때가 저절로
녹아내리네
- 정여스님의 [ 차나 한잔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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