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은 따라만 해도
인도 성지순례 중에 느낀 일입니다.
불교의 사대성지나 팔대성지를 정하여 3년에 한 번씩 인도 성지순례를 합니다.
그런데 예전에 없던 일들이 생겨났습니다. 걸식을 하며 살아가던 가난한
사람들이 수행자 흉내를 내는 것입니다. 전부 가사를 입고 걸식을 합니다.
머리를 깎은 사람도 있고 머리를 깎지 않고 모자를 눌러쓴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들끼리 농담을 하고 놀고 있다가 한국 관광객이 지나가면 재빨리 일렬로
명상을 하는 자세로 앉아서 수행하는 흉내를 냅니다. 어떤 이는 참선을 하고
어떤 이는 만트라를 암송하기도 합니다. 사성지에 앉아 있는 가짜 수행자도
가사를 입고 한 줄로 앉아 있으니까 영판 스님들이 공부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먹을 것이나 돈을 공양 올립니다.
가짜 수행자는 수행자처럼 앉아만 있어도 신도님들로부터 공양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가짜로 앉아서 수행자 흉내만 내었는데
그러면서 조금씩 수행의 맛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수행이 마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준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진짜로
출가해서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 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흉내를
내었는데 이제는 진짜로 수행자가 되는 것입니다.
좋은 일은 따라만 해도 공덕이 됩니다. 그러니 매일 수행 처소에 나와 기도하고
염불하는 불자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처님 마음으로 다가서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성불하게 될 것입니다.
정여스님의
[머무는 그 자리에서 행복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