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한잔 드시게
조주 스님께서는 학인을 만나면
"차 한 잔 마시게나" 하는 말씀을 하셨다 합니다
조주스님의 말씀에 모두 깨달음을 얻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옛날 범어사에서 공양주를 하고 있을 때 처음에는 신심이 우러나서
환희심으로 열심히 정진하다가 겨울이 오니 날씨도 춥고
슬슬 게으름이 나신 겁니다
그 때 연세가 드신 노스님께서 지나가시다가
"공양주 마음이 꼭 솥뚜껑 같구나"
하시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공양주의 게으른 마음이 소두방 뚜껑에 뽀얗게 앉은
먼지와 같다는 꾸지람인 것입니다
아..솥뚜껑을 닦는 것이 곧 마음을 닦는 것이구나!
차나 한 잔마시는 것 솥뚜껑을 닦는 것 돌을 골라 쌀 씻는 것
밥을 잘 짓는 것 마당을 쓰는 것 법당에서 절을 하고 기도를 하는 것
모든 일들 하나하나가 다 도를 닦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일상생활 하나하나가 모두가 마음을 닦는 일이고 '도'가 되는 것입니다
- 정여 스님의 [ 차나 한잔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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