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공양
몇일 전에 새벽기도를 드리기 위하여 법당에 올라가니 빨갛게 익은 감 몇개가
감가지에 매달린 채 절하는 자복위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어느 보살님이 시골에 갔다 오면서 감을 따온 것입니다.
스님도 기뻤지만 함께 기도하는 신님들의 마음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값이 나가는 귀중한 선물을 받은 것보다도 마음이 싱그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렁주렁 매달린 빨갛게 익은 감나무의 감을 우리는 무심코 따먹으면서
감나무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갖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감나무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자연의 은혜 속에 살게 됩니다.
온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태양 빛의 고마움, 우리가 늘 마시고 사는 공기의 은혜,
어두운 밤길을 밝혀주는 달빛의 은혜, 계곡을 흘러가는 맑은 물이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저귀는 새들의 노래 소래, 서있는 나무들까지도 우리에게 말없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아무 조건도 없이 무주상으로 베풀어주고 있지만
우리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베풀어주는 것에 비하여 우리는 도리어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마구 베어버리고, 오염물질을 함부로 버려서 자연환경이 날로
파괴되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래 때묻지 않은 청정한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 우리들이 살고 있는
주변 환경은 더욱 맑고 향기로워 지리라 생각이 됩니다.
- 정여 스님의 [ 구름 뒤 파란하늘 2권 ]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