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단풍
지리산이 노을빛에 타들어 온다.
불이 붙어 타오르는 것처럼
단풍나무 잎새가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지리산 가을 단풍잎은
나그네 마음을 휘저어 놓는다.
맹렬한 불길이 번져오는 것처럼
여인의 상기된 볼처럼 온통 불이 붙는다.
아 가을이 불길에 휩싸여
뜨거운 열기로 맹렬하게 달려온다.
타들어가는 단풍잎들이
젊은 남자의 마음을 마냥 흔들어댄다.
잔인하고 매혹적인 가을 단풍 불꽃들이
전신에 전율되어 번져간다.
마을을 태우고 몸까지 달구어 휘저어 놓는다.
지리산 반야봉에서 정여
정여스님의 [차나 한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