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맞이하는 마음
세상을 올바르고 보람있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일도 또한 중요한 일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필연적으로 한 번은 죽음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죽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태어난 생명체가 죽는다는 것은 자연의 한 법칙이지만
죽음을 기분 좋게 맞이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인생의 황혼을 맞이하신 노인들도 한 번은 죽음을 맞이하여
흙을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육신은 죽어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영혼이 어디로 갈것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목숨이 다한 뒤 내가 어디로 갈 것인가?
평소 함께 생활하던 가족을 등지고 친족과 이별을 하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선뜻 발을 내딛기는 너무나 어렵고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인도인들은 죽음을 초연하게 맞이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도인들은 나이가 먹어서 노쇠해지면 헌옷울 새옷으로 갈아 입어야 되는 것처럼
새로 몸을 받아야 된다는 윤회설을 믿고 있기 때문에
노쇠한 몸이나 병든 몸을 바꾸어서 새롭고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죽음을 더 초연하게 맞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처님께서도 한 번 태어난 사람은 꼭 한 번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생자필멸의 법칙'을 말씀하셨습니다.
평소 수행을 통해서 참다운 자신을 깨달은 사람은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참 마음은 불생불명이기 때문입니다.
- 정여 스님의 [ 구름 뒤 파란하늘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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