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
하얀 눈이 내리는 밤이면
나의 마음은 마냥
동심의 세계로 달려갑니다
눈을 맞으며
동리 꼬마들과 함께
그냥 웃고 뛰고 놉니다.
하얀 눈이 내려
온 세상 하얗게 덮어가는 모습
너무 좋아서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발 뒷꿈치가 어는 줄도 모르고
마냥 뛰놀던
어린 그 시절이
영상처럼 다가옵니다.
세월이 흘러간 지금도
눈에 선하고 그립습니다.
하얀 눈은 사람의 마음을
착하고 수수하게 만듭니다.
목화송이 같은 하얀 눈이 쌓여서
동화의 세계로 돌아가게 합니다
삶 속에 때 지쳐 얼룩진 마음에
하얀 눈이 마냥 그립습니다
목화송이 같은 하얀 눈이
깊은 밤에 묻힌
범어사에도 소복히 내렸으면...
정여스님의 [차나 한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