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스님의 여여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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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3-25 조회수 21885




흰눈




하얀 눈이 내리는 밤이면

나의 마음은 마냥

동심의 세계로 달려갑니다


눈을 맞으며

동리 꼬마들과 함께

그냥 웃고 뛰고 놉니다.


하얀 눈이 내려

온 세상 하얗게 덮어가는 모습


너무 좋아서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발 뒷꿈치가 어는 줄도 모르고


마냥 뛰놀던

어린 그 시절이

영상처럼 다가옵니다.


세월이 흘러간 지금도

눈에 선하고 그립습니다.






하얀 눈은 사람의 마음을

착하고 수수하게 만듭니다.


목화송이 같은 하얀 눈이 쌓여서

동화의 세계로 돌아가게 합니다


삶 속에 때 지쳐 얼룩진 마음에

하얀 눈이 마냥 그립습니다


목화송이 같은 하얀 눈이

깊은 밤에 묻힌

범어사에도 소복히 내렸으면...








정여스님의 [차나 한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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