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오고 늘 그자리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고 한다.
무엇이 오고 무엇이 가는가!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다네.
그냥 온다고 말하고
간다고 말하는 것이지.
본래 그 하늘 그 바탕인데
분별分別 하는 마음이 온다고 하고
간다고 하네.
작년의 그 파란 하늘과
금년의 이 파란 하늘이
늘 그대로일 뿐인데,
생각이 온갖 모양을 따르고
그림자를 따라서 분별을 하고 있네...
분별 속에서도 분별인 줄 또렷이 알고 있다면
그림자에 속지 않느니
머물고 행하는 것들이
다 늘 그대로인 것이네.
정여스님의 [차나 한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