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지혜
세상살이에 꼭 필요한 것은 지혜입니다
중생의 삶은 어리석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이 어리석음을
지혜로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이었던 에머슨이 부인과 함께 우리 밖에서
날뛰는 송아지를 강제로 묶어 헛간으로 끌고 가는데
우격다짐으로 우리 안으로 밀어 넣으려고 부부가 온갖 애를 썼지만
날뛰는 송아지를 끌고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의 하녀가 다가와서 손가락 한 마디를 송아지 입에 물려서는
뒷걸음질로 헛간까지 쉽게 송아지를 끌고 우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송아지는 하녀의 손가락을 어미 소의 젖꼭지로 착각하고는 하녀가 이끄는
우리 안으로 쉽게 따라 들어갔던 것입니다
이것은 삶의 지혜인 것입니다
우리네 삶을 엮어가는 방법은 바로 사상가나 시인의 지식이 아니라
손가락을 물릴 줄 아는 하녀의 삶에서 얻어진 평범한 지혜입니다
불교의 근본지혜는 물을 마시면 차고 더운 줄을 스스로 아는 지혜인 것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근본 마음고향으로 돌아가는 곳입니다
그곳은 다툼이 없는 곳입니다
미움과 원망이 사라진 행복한 곳입니다
나의 근본 실체를 찾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 정여 스님의 [ 차나한잔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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