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찬대사
승찬대사는 풍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몰골이 바짝 마른 승찬대사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구도행각에 나섭니다
참다운 삶은 무엇일까
삶과 죽음이란 커다란 숙제를 풀기 위해서 수소문 끝에
도력이 높은 혜가 대사를 찾아가게 됩니다
"저는 전생에 죄업이 많아서 이렇게 병을 앓고 있습니다.
자비를 베푸시어 저의 죄업을 소멸하시고 저의 생명을 구해주소서."
병자의 호소를 들은 혜가대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 그런가! 그대의 죄업을 이리 내놓게
내가 그 죄업을 소멸시켜 줄 테니."
승찬대사는 자신의 죄업을 찾기 위해서 내면세계를
아무리 헤집어봐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그 때 승찬대사는 죄는 자성이 없으며 마음으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고 마음 자체도 본래 공하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죄업을 찾아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죄업을 찾을 길이 없다면 이제 너의 죄업은 모두 참회하여 마쳤느니라."
이 말씀에 승찬대사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죄업은 형체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죄라는 것도 본래가 허공처럼 공한 것이다."
죄의식에 머물러서 죄인이라고 생각하면 끝없는 죄의 굴레에
생각이 묶여 고통을 유발하고 스스로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 정여 스님의 [ 나를 찾아가는 명상여행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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