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스님의 여여한 세상

여여한 법문

여여한 법문

해당 게시물을 인쇄, 메일발송하는 부분 입니다.
의 게시물 상세내용 입니다.
흙내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4-22 조회수 20205





흙내음





시골 마을에 살 때는


늘 너와 함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산에나 가야


흙냄새를 맡고 흙에서 풍기는


고향 같은 향기를 느낄 수가 있다.





삶이 온통 바뀌었단다.


어머님 품속 같은 물씬한 흙내새를


우린 잃어버리고 살아간 지 오래다.





시골에서는


투실 투실한 흙을 갈고 엎어서


고추도 상추도 쑥갓도 참외도 오이도


옥수수도 들깨 씨도 뿌린다.





가을이 익어 가면


풍성한 오곡이 결실을 맺어서


황금물결을 친다.





흙이 그리워진 요즘은


거짓말 흙집으로 간다.


맑은 차 한 잔을


우려놓고 흙냄새 맡으면서


옛 시골  고향모습을 떠올린다.





토담집은 아니더라도


흙칠만 한 벽에 기대어 흙냄새만 맡아도


어머님의 가슴 같은 포근함과 향수를 느낀다.





당신은 파란 하늘같고 당신은 넓은 바다와 같다.


당신의 품은 넓고 부드러워 온갖 생명을 잉태하고 키워준다.


먼 고향에도 가까운 고향에도 늘 나와 함께 있다.





당신의 품속은 온갖 투정을 싣고도 미움도 없다.


억수 같이 쏟아지는 천둥번개 빗속에서


모든 생명을 끌어안고 키우고 감싸주고도


자랑 한마디 없다네.





흙은 내 마음의 고향


흙이 좋아서 흙을 쓰고


흙을 노래 부르나 보다.





오룡골 토굴에서 정여






정여스님의 [차나 한잔] 중에서





download : 첨부된 파일이 없습니다.
작성자 비밀번호
※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댓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이전글 :   깨달으신 부처님 마음
다음글 :   원한은 버림으로 사라진다
리스트
게시물 수 : 39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260 내원골 가는 오솔길   관리자 20.01.20 24,020
259 청하루에서   관리자 20.01.17 23,394
258 수도암 공양   관리자 20.01.16 24,449
257 참 중이다   관리자 20.01.15 24,374
256 대흥사   관리자 20.01.14 24,405
255 관음낙가사의 저녁종   관리자 20.01.13 24,996
254 장안사   관리자 20.01.10 24,859
253 범어사 향기   관리자 20.01.09 24,345
252 여여정사, 둘   관리자 20.01.08 24,766
251 여여정사, 하나   관리자 20.01.07 23,755
<<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