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만든 환영
우리는 마음이라는 깨끗한 바탕위에 생각이라는 그림자를 만들고
그림자에 이끌려 다니면서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고 있습니다
마음 바탕은 거울처럼 사물을 비추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근본 마음은 허공과 같고 푸른 하늘과 같아
항상 고요하고 맑고 깨끗하여 한결같은 것입니다
갖가지 허영심과 욕망에 집착하고 구하고자 하는 잡념을 다 털어 버리면
근본 마음은 맑고 깨끗하여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에는 본래 미움 괴로움 좋은 것 나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어렴풋 알았다면 진리와 점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산을 보면 그냥 한가로이 산만 보고 물을 보면 물만 보게 됩니다
해운대 바닷가에 갈매기가 한가롭게 날아가고 텅빈 백사장에
몇 명의 젊은이들이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걸어가는데
멀리서 파도가 주기적으로 밀려오고 밀려 나갑니다
그냥 아무 거리낌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면 됩니다
기적소리가 울리면 기적소리를 듣고 노래를 부르면
노래소리를 듣습니다
조금의 가식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분별하지 않는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면 세상은 그대로
맑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마음 가운데 욕심이라는 그림자가 사라지면 세상은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 정여 스님의 [ 나를 찾아가는 명상여행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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