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한 생활
요즘 우리는 지난 어려운 시절과 비교핼 볼 때 많이 부유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절에는 쌀밥을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집은 큰 부잣집에서나 있는 일이고
가난한 농가에서는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도 쌀밥은 구경도 하지 못하고
잡곡밥과 나물밥으로 연명을 했습니다.
집안의 어르신 생신날이나 경사일에 겨우 미역국에 쌀밥을
먹을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의 우리는 음식을 먹고 남아 그냥 버리는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식당에서 가정에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그냥 버린다면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자 시절에는 누구든 밥도 짓고 반찬도 만들고 국도 끓이고 설거지도 하게 됩니다.
밥알 하나도 버려서는 안된다는 절약하는 정신에 밥을 담고
남은 빈 밥솥에 남은 밥티도 버리지 않고 모아서 보에 싸
국이나 장을 끓일 때도 넣어서 버리지 않고 정갈하게 살았습니다.
쌀 한 톨이 밥이 되어서 우리가 먹기까지는 농부들의 땀 방울이 어려 있고
밭을 갈다 파헤쳐서 죽은 많은 생명의 희생으로 공양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스님들께서는 공양을 들 때 항상 시주의 은혜, 농사를 지어주신 농부의 은혜,
자연의 은혜, 삼보의 은혜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공양을 들게 됩니다.
음식물을 먹다 버리면 복이 나간다고 옛 어른들께서 늘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우리가 지난날에 비해 잘 사는 것은 어른들께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
노력한 결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절약하지 않고 함부로 흥청망청 살면 집안이 망하는 것처럼 물질이 소중한 줄 모르고
함부로 쓰면 다시 어려운 시절이 돌아오지 않을까 우려해 봅니다.
- 정여 스님의 [ 구름 뒤 파란하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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