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경
살아 생전에 화를 내고 별 이유 없이 남을 미워하던 농부가 있었습니다.
산길을 가다 새를 보면 돌멩이를 던져 죽이고, 숲 속에 뛰어다니는 예쁜 다람쥐도 죽이며
닥치는 대로 죽이기를 좋아한 농부는 길을 가다 거미를 발견하고 죽일까 하다 왠지
불쌍한 생각이 들어 죽이지 않고 거미를 나무에 올려 살려주고 길을 갔습니다.
얼마 후 농부는 염라대왕의 부름을 받고 심판을 받게 되었으나 생전에 지은
죄가 산처럼 쌓였으니 아무리 애걸을 해봐도 농부는 끓는 가마솥에 빠지는
형벌을 받게 된 것입니다.
끊는 기름 가마솥으로 떨어진 농부는 살려달라고 애원을 해도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 않고 괴로움은 더해만 갔습니다.
생전에 좋은 일이라고는 한 가지도 한 일이 없는 농부는
후회를 해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바로 그 때 실처럼 가느다란 거미줄이 내려왔습니다.
이 거미줄은 언젠가 산길을 가다 살려준 거미였습니다.
농부는 정신없이 거미줄을 잡고 기름솥을 막 빠져 나오려 할 때
함께 고통받던 많은 죄인들이 농부의 발과 옷자락을 잡고 놓아주질 않고
함께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농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 혼자 올라가기도 어려운 거미줄에 여럿이 매달리면 끊어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매달린 사람을 발로 차서 떨어뜨렸습니다.
그 때 거미줄도 함께 끊어져 농부는 다시 끊는 가마솥에서 한없이
고통을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인과를 배울 수 있습니다.
살생에 대한 과보 그리고 살아 있는 목숨을 살려준 은혜의 보답, 뉘우치지 못한 농부는
다시 고통 속에 빠져 신음 한다는 옛 말씀 속에서 인과의 법칙을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항상 착하게 살라는 교훈이 아닐까요?
- 정여 스님의 [ 구름 뒤 파란하늘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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