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스님의 여여한 세상

여여한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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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3-18 조회수 20878





묵  





산사에서 수행하다 보면 말하는 것까지도 공부하는데 지장을 주기 때문에

묵묵히 말하지 않고 정진에 몰두하기 위하여 묵언패를 만들어 목걸이 처럼

목에 걸고 다니시는 스님들도 계시고 방 앞에 문패처럼 걸어놓은 스님들도 계십니다.




말을 생각도 없이 많이 하다보면 가끔 실수도 하게 됩니다.

대인관계도 말부터 시작됩니다.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로써 옳고 그름을 따지다보면 자연히 언성도 높아지게 되고

정진해야 할 귀중한 시간이 다툼 속에 묻혀 버리게 되니 말하는 시간까지도 아껴서

정진에 몰두하겠다는 일념으로 묵언패를 가슴에 달고 다니는 겁니다.




산사에서 정진 중 가끔 묵언을 해보면 처음에는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조금 세월이 흘러 묵언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면 오히려 여유가 있고 한가로워져

분별하는 생각이 쉬워지게 됩니다.

말을 안하니 말싸움에 말려들지 않게 되고 자연히 자기 정진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공연히 쓸데 없는 말 참견을 하고 후회스러워 할 때도 있습니다.

묵언은 '잠잠할 묵(默) 자와 없을 무(無)' 자를 씁니다.

잠잠히 말이 없다는 뜻입니다.




진리 그 자체는 말하는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량하고 계교하는 것을 벗어난

청정하고 맑고 깨끗한 근본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묵언을 하다보면 자연히 마음으로 말을 하게 됩니다.

도반을 만나면 살짝 미소를 짓고 눈만 깜짝해도 '아, 내게 인사를 하는 구나!'하고

할게 되는 것입니다.




남을 헐뜯는 말이나 남을 속이는 말, 이간질하는 말보다는 말없이 묵묵히 자기 정진에

충실하면 더 알찬 나날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정여 스님의 [ 구름 뒤 파란하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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