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님
비 바람이 몹시 불어대던
지난 밤에도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때묻지 않은
당신의 하얀마음이
내 가슴 깊은 곳에서
함께 숨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문이 덜컹대고
나뭇가지가 꺾어지고
낙엽이 날아다니고
문풍지가 울어도
왠지 내마음은 고요합니다.
잔잔한 호수에
백조가 노니는 것처럼
포근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참 마음이
내 영혼 깊은 곳에서
함께 잠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정여 스님의 [구름 뒤 파란하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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