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
물질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누구나가 지켜야 할 기본 도리라 생각됩니다.
옛날 어느 남자가 행각을 하다 선지식이 계신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잠시 바위 위에
걸터 앉아 쉬고 있는데 맑고 깨끗하게 흐르는 물에 콩나물 하나가 떠내려 오는 것을 보고
건져 바위에 올려 놓고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필시 이 절에 선지식이 있다해도 올바른 선지식이 아닐 것이다.
콩나물 하나도 다 시주물인데
이런 시주물이 물에 떠내려 온다면 대중을 시봉하는 스님들 교육이 안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에 잠겨 있는데 그 때 스님 한 분이 뛰어내려오며
"스님! 여기 콩나물 하나 떠내려 오는 것
못 보았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납자는 빙그레 웃으며 그러면 그렇지 하며 스님을 따라 절로 올라가 선지식을
친견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물질은 작은 것 하나라도 소중한 것입니다.
절에서는 쌀 한 톨 나물 하나라도 씻다가 떨어지면 모두 주워야 합니다.
근래의 우리는 물질을 너무 낭비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 번 되돌아
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잘 살 수 있었던 것은 온 국민이 단결하여 알뜰하고 근면하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금 잘 산다고 물질을 함부로 쓰고 낭비한다면 복이 다 나가게 되면
또 가난해지는 것입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불경기라고 합니다.
이럴 때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조금씩 절약하고 함부로 버리지 말고
주어진 일에 충실할 때
나라 살림도 윤택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여 스님의 [ 구름 뒤 파란하늘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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