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때가 묻지 않는다
하늘은 더럽혀질 수가 없습니다. 하늘은 텅 빈 허공입니다. 구름이 끼고
천둥 번개가 쳐도 하늘 바탕은 맑고 깨끗한 하늘입니다. 하늘에 때가 묻지
않는 것은 형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형체가 없는 텅 빈 하늘에는 칠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검은 칠, 빨간 칠, 노란 칠을 한다고 하루 종일 붓을 들고 허공인
하늘에 칠을 해도 손톱만큼도 칠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늘 바탕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비어있는 공간인 것입니다. 깨달은 성인의 마음은 하늘과 같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더럽혀질 수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더럽혀질 수가
없습니다. 깨달은 성자의 마음은 텅 빈 허공과 같아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대로 무아(無我)인 것입니다. 나에 대한 어떠한 집착도 없고 관념도
없습니다. 온갖 칭찬이나 비난의 화살에도 파란 하늘처럼 흔적이 없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아무런 장애도 없습니다.
그는 바람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자유인입니다.
정여스님의
[머무는 그 자리에서 행복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