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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념
인생을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괴로운 일도 있게 마련인 것입니다.
좋고 나쁜 생각들이 본래 고요한 마음 바탕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고요한 바닷물에서 파도가 일어납니다.
어느 때는 집채 만한 파도가 일어나게 됩니다.
똑같은 물인데 파도 물이 되는 것은 순전히 바람의 작용인 것입니다.
물과 파도는 둘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전부 맑고 고요한 바다 물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망념에 어디에서 일어나는 것인가를 가만히 살펴보면 맑고 깨끗한 마음 가운데
일어나는 잡다한 생각들인 것입니다.
생각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일어나고 꺼지고 하는 것입니다.
한 생각 일어나기 전 고요한 마음이 자신의 참 마음인 것이며 한생각 일으킨 것이
곧 망념인 것입니다.
마음이 바닷물이라면 생각은 파도인 것입니다.
파도가 바닷물에서 일어난 것처럼 망념도 순수한 마음 가운데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깨달음을 얻은 수행자라고 망념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배가 고프면 배고픈지 알고 추우면 추운 줄 알아서 옷을 더 끼어입고 슬프면 울고
기쁘면 기쁜 줄 아는 마음은 성인의 마음과 중생이 마음이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마음을 깨달아 아는 사람은 눈앞에 벌어지는 모든일들이 전부 생각의
그림자인줄 알기 때문에 괴로워야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지옥과 천당이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전부 나의 마음 가운데
일어나는 것임을 깊이 알아야 합니다.
내 마음을 알아서 마음이 주변의 흐름에 하나가 되어 가는 곳마다
마음이 즐겁고 안락하면 서있는 그 자리가 곧 극락이 되는 것이지만..
생각이 불안하고 어둡고 망념으로 가득 차서 괴로움 속에 살아간다면
그대로 지옥이 되는 것입니다.
극락과 지옥이 전부 내 마음이 만든 그림자임을 깊이 깨달아 안다면 어디에 머물던
늘 여여하고 행복하리라 생각이 됩니다.
- 정여 스님의 [ 구름 뒤 파란하늘 2권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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